1. 허둥대야 할 것같다
언제 여기까지 왔을까
허둥대지 말자고 날마다 되뇌고
바등대지 말자 그토록 다독이며 왔는데
바람이 여름인데도
부는 바람이 가을바람 같은 식전 아침
언제 여기까지 왔을까
남자도 아이도 세월도 이제는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 주지 않는다
이름을 찾으러 나갈까 아주 잊어버리기 전에
늦기전에 더 늦기전에 아무래도
거리에 나가 이름을 팔며 허둥대야 할것같다
2. 새 동네로 이사보내 주세요
신은
이렇게 세상을 만들어 놓고 나를 관리자로 세웠건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만들어 가지 못하고 있나보다
신은
지금 어디에서 또 세상같은 다른 세상을 만드시고 계실까
나는
이 세상이 싫소 할 수만 있다면 새 동네로 이사보내 주세요
3. 남편 손
내 손만 거칠어진 줄 알았더니
굵어지고 험해지고 거칠어졌네
참 오랜만에 장미 한송이 들고 들어온 손
미안하다 힘들지 다독여 주는 손
눈물이 날까봐 그냥 그랬어요
달랑 한송이야 너무했다 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