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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랑


BY 긴수염고래 2012-04-25

  지나가는 사랑

 

아무도 시든 사랑에

목젖을 떨며 울지 않는다

 

계절이 소란스럽지 않게

옷을 갈아 입듯

 

가끔 오는 순한 감기처럼

목구멍에

이별 한줌 털어 넣으면

무심히 내 시린 옆구리를

스쳐 갈 뿐이다

 

지나간 사랑은

철 지난 낙엽의 뒹굼처럼

흙과 소통할 뿐이다

그냥 아주 조금,

아프다고

 

훗날 그 작은 후유증도 없이

시린 손 끝을 난롯가에서

녹여내듯

노근함만이 미열처럼

남겨질 뿐이다

 

난 옷장을 정리한다

철 지난  옷들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