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게 2
친구
삶과 죽음 사이 괴리가 점점 줄어드는구만
날 이런 습한 기운에서 벗어나게 해주게
살인에 길들여진 악마 당해낼 수 없다지만
내 싱싱한 심장 노리고 있을
죽음의 기운 가져가 주게
따스한 피 온몸으로 보내는
힘찬 박동 유심히 관찰하면서
어둠 속 차가운 비수 숨기고 있을
그가 두렵다네
그와 나 사이 단단한 장막 되어주게
삶에 대한 의지
조금이라도 약해진 틈 노려
유들유들한 내 심장 잔혹하게 도려낼 것이라네
피로 물든 주검에서
영혼만 제거해서
또 다른 피조물속에 끼워 넣겠지
그러나 친구
새롭게 부여된 삶마저
내게 무관심하다면
또 무엇을 핑계 삼아
그 삶에서 조차 도피해야 하는가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여운 영혼을
죽음 뒤에 존재하는
또 다른 죽음으로 달래주란 말인가
그런 비극적 장면
과연 몇 번이나 재회하란 말인가
제발
친구
자네가 나서주게
-감상평-
이 시는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손에 잡을 순 없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주어진 삶 자체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여운 사람들을 위한 시가 아닐까요? 이런 사람들에게는 죽음 뒤에 찾아 올
새로운 삶(윤회)이란 전혀 새롭지 못해, 또 다시 그 삶을 포기하는 행위(자살)로 이어지지 않을 런지? 그 비극적 악순환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출처-
제목: 일기/ 시인: 시 쓰는 사람 단 / 출판사: 티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