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별
사람들이 창 없는 집에 모여 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지루함 참지 못해 밖으로 나와 풀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쫓아 보았지
까만 벌레 한 마리
까만 벌레의 눈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놀라운 포용력에 놀라 까만 벌레 잡아서 창 없는 집으로 다시 들어갔지
그들에게도 별을 품고 있는 벌레의 눈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들에게 보여 준 벌레는
몸도 눈도 까만 벌레
별이 없는 벌레였지
벌레의 눈엔 창 없는 집과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들만 보였지
나는 놀라 다시 벌레를 서걱거리는 풀숲사이에 놓아주었지
사방이 투명창인 그곳에서
벌레의 눈은 금세 수많은 별을 품게 되었고
그렇게 벌레는 별을 품은 채 다시 숨을 쉬게 되었지
나도 그가 내뱉은 입김에 위로 받으며 살게 되었지
-감상평-
나는 별을 전혀 볼 수 없는, 창 없는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하나일까?
아니면 별을 품고 사는 까만 벌레의 소중함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일까?
-출처-
제목: 일기/ 시인: 시 쓰는 사람 단 / 출판사: 티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