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이 아니야..그건
나무들의 심장이 바람의 손을 잡고
이른 아침 공원에서 군무를 춘다
즐겨찾는 작은 골짜기에 들어서니
후두둑! 후두둑 ! 빗소리가 난다
고개들어 보니 ..
미련에 머뭇거리던 야윈 어깨위로
모두 비우라며 찬 가을비 죽비처럼..
졸참나무 마른잎을 싸늘히 내리치고
내 얼굴위로 내닫는 그 잎을 보곤
여러날 가슴속의 요염한 웃음을 애써
외면하고 꼭꼭 감추었던 버석이는 내 손을
애써 참던 맘을 비 맞은 나뭇잎처럼..그렇게
이내 내손은 따뜻함으로 채워지고
쓴풀꽃과 당잔대 이고들빼기꽃도
차마 떨구지 못한 시들어버린 꽃을
꼭 부여안고 있는데 그 꽃들이 바로 나이며
내가 비우지 못함에 숲에서 시들어 가는
그 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