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입장이 어떨 것 같은지 의견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76

이야기 여덟-어떤 여자


BY 최미순 2011-05-17

이야기-여덟- 어떤 여자

 

세브란스 병원 가던 길

여자의 등짝에서 아들이 식었다

출생 신고 없어 사망 신고 없다.

그저

가슴에 피멍으로 묻었다

 

이듬해 문득

까닥 없이 딸 애가

온 몸을 떨었다.

 

미군 부대 뒷 구멍

귀 하디 귀 하다 는 서양 주사약

일곱 식구 2년치 양식 값을 빚졌다.

 

주사 한 대에 눈꺼풀이 열리고

이튿날 또 한 대에 모가지를 까딱.

한 대만 더 맞히면 뛰어 다닐까.

여자는

억장 같은 빚을 지고 부대 앞을 서성였다

 

엄마...앞이... 안 보여...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더듬었다.

 

꼬부랑 글자거든 물어 라도 볼 것을..

여자는 제 심장에 농약을 부었다.

 

이웃 아낙이 쌀뜨물을 퍼 먹이고

외 팔이 큰 아들이 약국으로 달리는 동안

 

아내가 널브러져 누운 평상에

남편은 소주병만 끼고 앉았다.

 

저 만치 오들오들 떨던 아이가

어둠속에 선 채로 오줌을 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