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일곱- 연탄가스
최미순
다섯 먹은 형이랑
네 살 먹은 아우랑
형제를 방에 두고 자물쇠를 채웁니다.
좁은 방 이 구석엔 찬밥에 간장
좁은 방 저 구석엔 요강이 두 개.
딱지 한 묶음 구슬 한 줌이
온 종일 아이들의 친구랍니다.
이쪽 골목 동무들 자치기 하는 소리.
저쪽 마당 형아들 공놀이 하는 소리.
귓전에 와~와~ 그리움이 되어도
형제는 좁은 방을 뱅뱅 돕니다.
엄마가 달빛 따라 오실 때 까지
형제는 좁은 방을 뱅뱅 돕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시린 접착제
재봉틀이 쉼 없이 윙윙거리는
엄마는 신발 공장 여공 입니다.
오늘은 까치 설
월급 받아서
찐빵 봉지 식을까 품 속에 넣고
보리쌀 한 말을 이고도 가벼워요.
딱지놀이 구슬치기 싫증도 나지.
기다리다 지쳐서들 잠이 들었네 .
아이들 머리탙엔 새 운동화 두 켤레.
간간이 흰 쌀 썩어 더운 밥 지어 놓고
엄마는 두 아들을 흔들었지만
큰 놈도 작은놈도 잠만 잡니다.
자꾸자꾸 깨워도 잠만 잡니다.
----동생 데리고 방안을 뱅뱅 돌던 큰 조카는 올해 서른 아홉이 되었습니다. 사업으로 성공했고요
작은 조카는... 6학년 때....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그 또한 가슴 아픈 사연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