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넌 향기롭게 거기 서 있다.
침봉에 꽂혀 수반으로 찾아온 너를 맡아본다.
멀리서부터 얼굴 붉어지며 힘차게 달려오는 너를
두 팔 벌리고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는데
난 아직도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이번엔
마중을 나가 볼까 했던 너였다
그런데
옷을 챙겨 입기도 전 넌 출발을 하였고
방문을 나서기도 전 넌 가까이에 도착을 하였다
그러나
마중은커녕 아직 출발도 못한 마음이 서글퍼서
아직 널 담아둘 빈자리 마련하지 못하고
미적이는 생활이 미워서
모른체 그냥 스쳐 지나가려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운명처럼
어느새
책상위에 다소곳하게 둘러앉은 들국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