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에 문득 눈을 뜨고 보니
내 다리에 그러니까 내 왼쪽 종아리 중간 즘
이미 모기 한 마리가 물고 간 자리가 가려웠던지
자다가 내 손으로 벅벅 긁다가 모기향이 이미 다 타버려
뱀또아리 틀은 그 모양 그대로 재로 남은 것을 보니
모기약이 모기를 살려냈거나 아니면 모기향이 먼저
떠나셨구나 이런 저런 생각에 새벽에 멍청히 눈 뜬 채
마루에 걸터 앉아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은 꼭 모기향을 사러 마트로 가야한다는 것을
굳게 결심을 하고 말았다.
마룻밑에서 뭔가 부시닥 거린다 집주인 잠퉁이가 뭔 일로 자다가 깼을까
놀란 쥐 한 마리가 후다닥 도망가는 소리일까 아니 이 놈의 고양이는
쥐새끼는 안 잡고 어디로 바람난 건가 남의 집 지붕에
걸터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네 게으른 고양이가 집고양이다
이 참에 쥐약도 추가시켜야 겠군
잊어버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