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밥 짓는 일처럼 쉬운 일은 없다
남들이 말하는 솥뚜껑 운전
그건 눈감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난 늘...
밥 짓는 일을 할 때마다
그건 너무 쉽지 하면서도
된밥이나 죽밥을 만든다.
그러나
아무생각 없이 물 붓고
밥 지은 날은
꽃향기보다도 더 좋은
밥 향기를 내 뿜도록 밥을 짓는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벼락이 쳐도 내머리에
떨어지지 않으면
그냥 살아지는 것이다
뭘 그렇게 쉽게 살 수 있냐고?
그렇다
인생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밥 짓는 여자처럼
무슨일이든
손에 익을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면 된다
오늘도 나는 밥을 짓는다
결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은
밥이 없는 자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아니니까
나는 밥을
잘 지을 것이다
고슬고슬
누구나 먹을 수 있게
아주 많이
허기진 영혼까지
채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