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호박잎 쪄서
호박 된장에 쌈 싸먹고
아이스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시장 가는길...
쏟아지는 햇볕에
그늘에 잠겨있던
머릿속까지 허얘진다
파라솔 하나에
양푼 서너개
작은 소쿠리에
주섬주섬 올려논
고추,상추,오이...
이 할머니 저 할머니
모두에게 눈길주기
민망해서
\"더줄팅게 보소\"
하는말 뒤로하고
줄달음쳐 간다
여기도 골라 저기도 골라
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토마토,참외,수박...
커다란 이면수 들싹 거리며
두마리 오천원
고래고래
고함치는 소리에
가던 발길 멈추고
또 생선전에서
지갑을 연다
순두부
한 사발
인절미
한 접시
소고기 한근...
오늘도
검은비닐 허연비닐
뭉치뭉치
다섯뭉치
에누리에
덤까지
마음이 부자되는
시장에 가는날
부자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