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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시한수] 나에게로 오는 길


BY 왕눈이 2010-01-10

나에게로 오는길

 

 

 

 

물안개 희끗한 저 너머에

호롯한 길하나 있었지요

오직 한사람만을 위해

수줍게 속살을 내민

그 길은

인적도 끊어진 채

수풀만 가득했었답니다.

 

누구도 그길을

찾지 못하고 스치듯

넓은 길로 돌아들 갔지만

당신만은

그길을 힘들게 오시려고 하더이다.

 

물길이 가로막고

바윗돌이 가로 누워 있어도

당신은

기어이 그길을 오시려고 하더이다.

 

징검다리 하나 놓아줄

바윗돌 들어 치워줄 힘도 없는 나는

그저 당신이 편한길로 돌아가길

간절히 빌었었는데

차마 그길을 오시려고 하더이다.

 

그대여

혹 길을 잃거든 내 심장 울림따라

흘린 눈물 강이 된

그 길을 따라

내게 오소서..

 

미처 다 열리지 못한

초라한 사립문 열고

까치발 들어 그대

기다리고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