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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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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잘하는 내 친구


BY 정자 2009-01-09

욕을 너무 잘하는 아줌마. 내 친구

 

당뇨병이 걸려서 가방안에 인슐린 주사기가 잔뜩있다.

세월만큼 무거워진 몸무게라면 분명  비만은 아니다.

그래도 나보다 두 배인 둥치에 밥도 더 많이 먹는다.

니는 나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한다?

왜?

히히..내가 널 위해 부처한테 맨날 빌거던!

니기미..지랄하고 자빠졌네.누가 나보다 먼저 죽으래?

나도 내 친구 따라 배운게 찌꺼기같은 욕이다.

 

당뇨의 친구가 고혈압이라고 아주 셑트로 걸린 병주걸이라고

그래도 줄줄이담배에 소주는 못 끊는단다.

헤헤..누가 끊으라고 하면 끊어지나.

중독에 걸린 시간이 얼마나 힘이 쎈디.

 

내 친구는  김치를 무지하게 맛있게 담군다.

특히 총각김치랑 갓김치랑 둘이서 마주보고 한통을 아작 아작 베어먹고

오래도록 묵은지처럼 익혀 갈비탕이라고 또 양념 헹궈내고

몇마리의 굵은 멸치에

푸욱 익히면 꼬라지는 별 것 아닌데. 칼칼하게 맛이 난다.

우리끼리 그렇게 갈비탕이라고 국물까지 안주삼아 소주 한잔에

누구네 숙덕거려 흉보고 지지고 볶는 애길 또 씹고

 

그래도 헛헛하면 길거리에 나선다.

긴 겨울날이건만 햇빛나는 뜨듯한 시간은 짧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로 얼른 부둥켜안고 따뜻한 체온을 올리라고

그래서 사람은 짐승처럼 털이 없는가보다.

내 친구손은 고혈압덕분에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

손이 차디 차다.

 

겨울저녁즈음 내 주머니에 깊이 친구 손잡아 푹 찔러넣고

그냥 한 번 세상속으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