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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쓸개빠지고 비쩍마르고 게으른것


BY 정자 2008-12-31

느리고 굼뜬 것이 가장 게으르다고

누가  못박아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윤기나게 닦았을까 .

 

2008년동안 뜬 어떤 별들도 아직 제자리를 몰라

헤메는 것 같더만

어느 멍청한 별은 누가 뭐래도

달 옆에서 헤죽이 웃는 별을

담과 담사이에 벌어진 틈으로 걸어다니는

고양이길에 풍덩 빠진 것을 잠자는 참새들이

우르르 몰려 막 쪼아대더라.

 

어찌 된 일인지

맨꼭대기 위 옥상에선 반쯤 가린 달 뜨는 날이

제일 바쁠 수도 있어.

그믐날 결산한다고 쏟아 부은 소주잔과 외인잔과 모두 유리성으로

금이 쩍 갈라졌었지.붉은 포도주가 바닥으로 흘렀어.

 

내 하나의 살과

내 하나의 몸과

내 하나의 빨간 지갑과

내 하나의 푸른 신용카드 한 장과

뽀뽀를 하던

키스를 하던 말던

 

내통하고 원할한 거래와 마지막 소통을 위해서 마구 게으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