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하나의 단어조차 표현하는데
온 몸의 근육들이 실룩인다.
그 말을 알아듣기 위해
나의 몸도 그 친구의 몸짓을 따라
함께 동행 한다.
“고마워”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서늘한 가을 공기에도 불구하고
땀까지 흘러가며 겨우 내뱉은 한마디.
그러고선 길게 한숨을 내쉰다.
천기누설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을 친구에게
말없는 포옹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몸으로 전해지는 체온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겉만 멀쩡했지, 난 그 친구보다 더 불편한 몸짓으로
하나의 단어조차 내뱉을 수가 없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도
한 숨조차 쉴 수가 없다.
그래서 난 그 친구를 장애우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친구도 날 비장애우라 하지 않는다.
하늘의 비밀을 너무 많이 간직하여
서로가 말을 다할 수 없는 거라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