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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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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로


BY 자화상 2008-05-29

 

아직 매화꽃이 피기 전에

어느 날

조그만 화분 가운데에서  

감 씨를 머리에 이고

가냘픈 줄기하나 섰다.

 

겨울에

장난삼아 감 씨 하나 흙속에

묻었는데 

어쩌나 싹이 자라났네.

태생을 알리며 

 

벚꽃 지고 철쭉도 푸른 잎이 무성한데 

겨우 벗어버린 감 씨

떡잎을 네 장이나 얻어내느라

무척 힘들었나 보다.

쭈글하며 연약한 잎이

갓 태어난 병아리 솜털 같구나.

 

이제 감나무로 자라게 되는

너를 위하여

축하 하듯 때맞추어 만데빌라도

빨간 나팔을 불어주니 

힘내어 쑥쑥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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