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화꽃이 피기 전에
어느 날
조그만 화분 가운데에서
감 씨를 머리에 이고
가냘픈 줄기하나 섰다.
겨울에
장난삼아 감 씨 하나 흙속에
묻었는데
어쩌나 싹이 자라났네.
태생을 알리며
벚꽃 지고 철쭉도 푸른 잎이 무성한데
겨우 벗어버린 감 씨
떡잎을 네 장이나 얻어내느라
무척 힘들었나 보다.
쭈글하며 연약한 잎이
갓 태어난 병아리 솜털 같구나.
이제 감나무로 자라게 되는
너를 위하여
축하 하듯 때맞추어 만데빌라도
빨간 나팔을 불어주니
힘내어 쑥쑥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