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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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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았을 뿐


BY 자화상 2007-05-04

 

생각없이 단순하게


햇빛만 가렸는데


긴 세월을 우린 못 보고 살았다.


이제야


창문의 썬팅지를 벗겨내었더니


다 보인다.



건너편 동산에 벚꽃이 저리 흐드러지게 피어서   


꽃눈으로 화려한 안무를 펼치는데  


저 모습 그리워서 이른 봄날 쪼개어 


멀리까지 헤메이고 다녔었지.     


 


마음이 비껴


잊었던 야산도 눈앞에 있어      


새삼 바라보니 울창한 숲이 되었구나.     


그 품안에 든 자그마한 교회에서


행복을 나누나보다.      


고향의 뒷산도 저리 포근하였지.        



해마다 널따란 밭을  가꾸시던 노부부가


이 봄에도 벌써 바지런하셨네.


곱게도 갈아 놓은 밭에서


싱그러운 흙냄새가 퍼져오고    


남은 봄을 다 가져간 듯 퍼렇게 차지한 풋마늘 밭  


상추밭에 마저 햇살이 반짝거린다.      




유난히 맑은 날씨의 아침이라


저 멀리 유달산의 정상 바위도 선명하네.  


어쩌다 밖에서 유달산 야경을 볼 때면


그리 반갑드만,


이젠 때 없이 볼 수 있어 좋구나. 


    


햇빛이 싫어서


창을 가리고부터 


봄은 몇 번이나 부딪고 갔을 걸.


값싼 썬팅지 하나 바르고


우린 계절의 부분들을 잊고 살았다. 


안 보았을 뿐,


철따라 그들은 거기 있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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