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을 좍 펴고 손가락을 활 짝 벌렸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온몸에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펄럭이며
어디론가 쏜 쌀같이 달아난다 흔적 업이
결코 머무는 법없이 스치기만 할 뿐 머물지 안는다
가을이 오고있다 그리고 곳 겨울이 오리라는 것도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 , , ,
그 많은 봄여름 가을겨울이 내게로 오고갔어도
난 무얼 하고 있엇 던 걸까
결국 가야 할 곳은 단하나 엄마의 자궁 속 그 사랑을
꿈꾸지도 못하던 대지의 품으로
결코 머물지 못한 바람처럼 그냥 그렇게 사라질 것을
바람 속에 몸을 맡기고 바람을 맞는다
손가락사이로 흐르는 바람의 촉감이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