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꿈)
서낭당 나무가 늘어선
산아래 토담 마을은
하루에 다섯손가락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의 차가 나다닌다.
요즘 세상에도
천수답이 많은 뫼골짜기 땅
그 아버지의 아버지때부터
허리 휘도록 지켜온 땅이기에
금이간 땅을 지키며 헛기침 한다.
농부의 새벽 바램을 저버리고
산너머에서 메마른 바람이 인다
그러다 해질녘
서늘한 바람과 구름떼가
윗고랑 재를 쏜살같이 넘는다.
비가 오리라
비가 오리라
저러면 아버지때부터 비가 내렸다드라
논두렁에 앉아 담배를 문다.
그러나,
기다림...
캄캄해진 하늘
영락없이 비가 쏟아질듯한데
산너머엔 비가 쏟아지는데
산너머에선 서늘한 바람만 바람만
너머너머 농부의 땀을 식히며 한기를 느끼게 한다.
뫼골짝 물고를 트는날
갈라진 농부 가슴은 물기를 적셔질텐데...
비도 내리지 않는 이땅에
제 엄마 떠내려 갈까
슬피우는 개구리가 뫼골짜기를 울려서인지
산너머에선
천둥소리만 들릴뿐
빗방울은 고개를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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