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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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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달맞이꽃에게


BY -작가 이외수- 2006-05-25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수 작가 이외수님의 글입니다.

    아침에 전철에서 우연히 읽다가 님들이 생각나서 올려놓고 가요.

    솔직 담백 순수 그리고 너무도 인간적인 이외수, 그쵸? -저는 미켈이예요^^_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강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더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더라


해체되는 시간 저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들은

무상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오르고

목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젖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리


작별 끝에 비로소 알게 되더라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노래가 되지 않고

더러는 회색 하늘에 머물러서

울음이 되더라

범람하는 울음이 되더라

내 영혼을 허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