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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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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리던 첫눈


BY 지킴이 2005-12-19

오늘 저녁은 초촐하다 .

살짝 구운 마른 김 몇장과 간장 올 해에 새로 담은 물 김치 새콤하게 익은 국물이 목을 타고 살짝 넘어간다.

쪽파랑 무줄기랑 어울어져 살캉살캉 씹히는 맛이 좋다.  묵은 배추 김치에 파 김치를 얹어 빠알갛게 보글보글 끓고 있는 김치찌개가 입맛을 자극한다.

밥을 먹으면서 큰 딸 아이는 소원을 빈다. 며칠 전에 내린 진눈개비 말고 솜사탕 같은 함박눈을 내려 달라고 일기 예보를 귀담아 들으면서 오늘 밤엔 정말 눈이내릴거라 믿고 있다.

  모처럼 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남편은 아이들 손잡고 처형 집으로 향하고 홀로남은 난 나만의 시간에 취해 마음도 몸도 깨끗이 씻어 본다.  추위를 안타던 내가 언제 부터인가 따뜻한 걸 찾게되고 이게 바로 나이를 먹어가는 건지...

밖에서 함박눈이 내린다고 아우성이다.

 아이들은 깔깔거리고 어른들은 그틈에 끼어 함께 서로들 좋아한다.

베란다 창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어둠이 내린 하늘을 올려다보니 솜사탕 같은 눈이 정말 내린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 흥분된 마음을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해야 되겠지만 난 그대로 한 참 동안 서 있었다.  밤 늦은  시간 남편과 아이들이 집에 돌아왔다.  계단을 오르는 달그닥 거리는 발자욱 소리에 현관문을 활짝 열고 맞이했다. 

아들 아이의 작은 손엔 사탕만한 눈덩이가 큰딸아이 작은 손엔 조금 큰 눈덩이가 훌쩍 커보이는 남편의 커다란 손엔 우리 사랑만큼 큰 하트모양 눈덩이가 내 손에 가득하다.  줄지어 세워놓 놓은 눈덩이들을 바라보며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