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아주버님이 장가도 안가고
노총각으로 늙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형님을 만나려고 35년을 기다렸나봐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해요
요즘 많이 힘들죠?
결혼 하자마자
임신해서 아이 낳고
게다가 시댁식구들 경조사며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져서요
사람들 앞에만 서면
유난히 말 수도 적도 낯가림이 심한
저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점점 친정보다 시댁이 더 편해지더군요
그래서 딸은 키워야 소용없다고 하나봐요^^
아직은 서먹서먹하기만 한
우리 사이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알 수 없는 강
그것이 동서지간이겠지요
혼자서 5년동안
이 일 저 일 할 때는 몰랐는데
형님이 들어오고 나니
내가 할 일이 줄어드는 것 같아
참 좋았드랬어요
그래서
형님 동서 하며
허물없이 지내자고 말은 꺼내 놓고
형님 앞에만 가면
말 수가 적어지내요
형님은 백군 나는 청군도 아닌데
왜 자꾸 멀게 느껴지는 건지...
우리 사이에 흐르는 강에 튼튼한 다리를 놓아요
형님과 나는 같은 편이잖아요
지금 가난하다고
내일도 그러라는 법은 없잖아요?
우리
돈 들어갈 일 많아도
얼굴 찌푸리면서 살지 말아요
내일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잘 살지는 못하지만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내를 사랑하며
자식을 아낄 줄 아는
믿음직한 남편을 둔
우리는 같은 편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