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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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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과 나는 같은 편


BY 동그라미 2005-11-29

 

형님!!

아주버님이 장가도 안가고

노총각으로 늙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형님을 만나려고 35년을 기다렸나봐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해요

 

요즘 많이 힘들죠?

결혼 하자마자

임신해서 아이 낳고

게다가 시댁식구들 경조사며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져서요

 

사람들 앞에만 서면

유난히 말 수도 적도 낯가림이 심한

저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점점 친정보다 시댁이 더 편해지더군요

그래서 딸은 키워야 소용없다고 하나봐요^^

 

아직은 서먹서먹하기만 한

우리 사이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알 수 없는 강

그것이 동서지간이겠지요

 

혼자서 5년동안

이 일 저 일 할 때는 몰랐는데

형님이 들어오고 나니

내가 할 일이 줄어드는 것 같아

참 좋았드랬어요

그래서

형님 동서 하며

허물없이 지내자고 말은 꺼내 놓고

형님 앞에만 가면

말 수가 적어지내요

 

형님은 백군 나는 청군도 아닌데

왜 자꾸 멀게 느껴지는 건지...

 

우리 사이에 흐르는 강에 튼튼한 다리를 놓아요

형님과 나는 같은 편이잖아요

 

지금 가난하다고

내일도 그러라는 법은 없잖아요?

우리

돈 들어갈 일 많아도

얼굴 찌푸리면서 살지 말아요

내일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잘 살지는 못하지만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내를 사랑하며

자식을 아낄 줄 아는

믿음직한 남편을 둔

 

우리는 같은 편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