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류나무가 세 그루가
서 있는 동네엔
아직 숨어 흐르는 시냇물.
가을저녁 설겆이 하는 손을 헹궈주기도 하지만
햇빛에 드러나면 뼈같은 차돌이 구르는 소리를 낸다.
돌돌돌.
이젠 제법 붉은끼도
푸른이끼도 섞여 단풍냇물이 되어 흐르고
느지막한 걸음으로
붉은 노을을 업었는지
얼굴이 가려졌다가 가물가물거리는데.
가을산 허리가
온통 열이 있나보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