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누운 낙엽이어라 (인생이란)
초련
사랑으로 누운 낙엽이라 아름다운 낙엽이어라
떨어져 누운 낙엽이라
대지의 품에 씨앗하나 보송보송 새순으로
봄날 실비에 쑥쑥 줄기 뻗어 너울너울 잎 달고
오 유월 따듯한 빛 속에 건장한 두 팔 휘휘 내저어
파릇파릇 잎새에 토실토실 열매 달아
천둥번개 모진 풍파에도 굳건히 지켜내더니
어느 사이 예쁜 빛깔 단풍도 곱더라
낙엽이라 바람에 휙 쓸리더니
그 품에 떨어져 누우니 거름 밭 되어
꽁꽁 언 땅 겨우내 씨앗하나 품에 감싸 안았더니
어느 봄날 실비에 보송보송 새순으로 내밀더라
떨어져 누운 낙엽이라
사랑으로 누운 낙엽이라 아름다운 낙엽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