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약속들을 기억 하나요.
철모르던 시절
당신과의 약속이라면 뭐든 지킬 수 있을거라 여겼지요.
너무도 많은 약속을 해버린 당신과 나는
이제는 너무도 많은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 많은 약속들로 인해 당신과 나는 남남이 되었고,
매년 가을이 오면 나는 당신과의 약속들을 되뇌입니다.
이제는 그 많은 약속들을 다 기억하진 못 합니다.
가슴이 너무도 벅찼던 순간들도 흐미할 뿐 입니다.
막연한 후회를 해봅니다.
가슴이 아리도록 보고픈 당신의 약속을 왜 지키지 못했는지
지금, 가슴속 깊이 뭍어둔 당신의 그림자를 꺼내어 봅니다.
생김새는 모두 잊혀지고 검은 그림자만이 남았지만, 아직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약속을 지키기엔 너무나 흘러버린 시간을
지울 수 없기에
또, 다음해의 가을이 오면
난 다시 당신과의 약속들을 되뇌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