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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이런 민원 사례 어떻게 해결하실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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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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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BY 천정자 2005-08-25

누군가 파란색잉크병을  엎질렀나

한쪽 한 구텅이가 파랗게  물들어 괜히  더욱 파랗다.

그 서쪽하늘은.

 

내 옆에 서있는 자판기에

뒷주머니에서 덜렁거리는 백원짜리 두개를 넣어주었다.

유달리 진한 커피향이 잠시 일 뿐

향기가 모두 그 파란색에 흡수되고 없다.

 

혼자서는 절대로 커피를 먹지 말아야 되나보다.

여기저기 손전화 번호를 뒤적거려 본다.

전화받아 줄 만한 만만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숫자로 나열된 암호같은 기억에 모두 삭제 한다.

아주 간단히 확인한다.

 

유쾌하게 살찌고 크는 가울에

늙어가는 여자가

마저 엎지르지 못한 잉크병 바닥을 들여다 보듯이 심술궂다.

 

혹시 나두 얼굴 물들이고

잃어버린 커피색 향기를 찾아 모험을 떠나볼까.

신발이 커도 죽을 때까지 큰 다는 공룡이 조상이라고

우겨보고 신고 있는 거다.

 

한 번은 그래도

적어도 한번은 그렇게 하루는

우기고 보는 거다.

널럴한 하루를 위하여 해보는 거다.

 

다 엎지른 파란 잉크병에 커피색 향기를 담아두고

병 마개를 잠궈둔다. 혼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