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포 같은 빗줄기로
남강 물을 부수고 뚫을지라도
통, 통, 통
튀어 오른 물은
오랜만에 실컷 울어보는
여인의 통곡이다
촉석루 술잔에 빠진 쪽발을
다섯 폭 다홍치마에 감싸고
씩씩거린 혓바닥을
은조사깨끼저고리에 묻으며
성난 열손가락의 반지는
헉헉 술 썩는 사내 한허리를
한 몸인 척
아름 속에 끌어안고
소용돌이 속의 낙엽이 되었네
번갯불 처럼 살다간 인생길
제사를 지내준들
혹이라도
正二品을 하사한들
사랑에 목말라
날씨 따라 울고 웃는
전라도 장수 골의 한 여인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