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눈을 들어 허공을 보면
그 곳에 앉지 못 하고 서성 대는 내가 있다.
어디 쯤에 머물러 있는지
가늠 조차 할 수 없어 한숨 짓는 내가 있다.
먼 길을 돌아서 이제야 길을 찾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너무나 멀어.
추월을 하고 싶어도 기름 없는 엔진은
헛 바퀴만 돌리고 있다.
세월은 나를 흔들어 재촉하고
속도를 맞추지 못 하는 난 허둥대기만 한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분심들을 붙잡고
말 잔치를 벌리고 있다.
금과 옥조를 가리는 일
그 것도 내겐 너무나 벅차.
어느 자리에 놓아야 빛이 나는지
어디 쯤에 줄을 맞춰야 하는지.
여전히 어려운 숙제를 풀지 못해
쩔쩔 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