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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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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친구 결혼식


BY 하영 2005-05-01

자줏빛 교복치마 밑에

아무렇게나 걷어올린  체육복 바지

 

 

너의 늦은 결혼은 나의 외출을 준비하게 한다.

행여 날씨가 추울까 싶어

겨우내 장롱을 지키던 정장도 꺼내놓고

봄햇살에 더울까싶어

하늘하늘 유행지난 원피스도 꺼내 본다.

꽉 조여오는 스커트에 겨드랑이츰은 숨쉬기도 곤란하고

자꾸만 자꾸만 더 짙어 보이는 눈가의 주름 거뭇거뭇 기미도 보이고

어느새 흰머리 한가닥이 거울 속에 반짝 비출때

왜이렇게 한없이 내 마음 작아 지는지

고등학교때 예띤 그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시간의 속도만큼 달리다보니

이제야 내 모습이 거울속에 비춘다

그 시절 내얼굴을 기억해 보고 싶다.

어쩐지 뚱뚱한것이

또 어쩐지 편안해보이는 것이

처진눈 색없는 입술

아무리 아무리 떠올려

그때처럼 화장으로 그려 보려 해지만

무거운 화장 만큼  마음이 무겁다.

미안한데 그냥 못간다고 할까 싶다가도

그때 그 기집애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고싶은 마음에

그나마 얼마전에 새로산 구두를  빛나게 닦아 본다.

사랑한다는 핑계로 한번도 

 두남자를 떠나 보지 못했는데

몇년만에 찾아온 몸도 마음도 그리 가볍지 만은 않는 외출

아줌마 같이 보이고 싶지 않다는 내말에

한 남자는 웃는다.

"이봐요 아가씨!"

빈말이라도 좋다.  그래도 아줌만걸 누가 모르나

 늦은  너의 결혼식은

오랜만에 잊어버린 내 얼굴을 기억하게 한다

 

 

첫날밤 핑크빛 실크 잠옷 안에

헐렁한 체육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