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외롭다 말하지 말라.
정작,
외로움의 깊이가 깊고 크면
안으로의 울음만 목젓이 아플뿐,
'그립다'....그립다 말하지 말라.
'그립다' 말하고 나면
신의 노기에
혹여나 너를 잃을까.
저만치의 너를 본다.
이만치서 나를 가둔다.
그리고 함께 걸어가는 길.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파른 산을 올라 정상에 이르고서야 얻게되는
홀가분함과 허전함.
생은 늘 내게 절반의 숙제를 주곤 했다.
정답조차 없는 숙제를 매일매일 주곤 했다.
곁에 송장처럼 누운 그대가
커다란 침대에 뱀의 허물마냥 나뒹구는 또다른 내 허상들이
침묵의 밤을 지나 혼령처럼 나부낄때,
하얀 천장 가득
검디검은 활자로 빼곡히 수를 놓는 밤!
불멸의 밤을 하얗게 지세워도
그 해답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런 너를 어이 그려낼까...
이런 나를 어찌 그려볼까...
극심한 멀미에
까만 레일위로 기차는 달리고 있는 가.
하얀 여백 위로
개미 한마리 지나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