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함이 감도는 어느 산골마을
스산한 바람이 불어 오던날!
늙은 노모는 타지에 가고 없던 밤!
휘익! 갑자기 불어닥친 회오리 바람!
굵어진 빗줄기에 산골 깊은 초가삼간
휘청휘청 아슬해져 보인다.
더욱 굵어지고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더이상 버틸 힘이 없던 밤!
뜨락에 있던 텃밭이며 삶의 터전인
초가삼간 허무하게 무너져버린다.
나의 삶의터전 나의 인생이었거늘..
힘센 비바람에 얼마나
나약한 존재였던가 ?
눈꺼진 훵한 눈망울엔 서러움만
가득하다......
억장이 무너진듯한 이 아픔이
가슴속깊이 아려온다.
밤새내내 이미 떠내려가버린
삶의 터전을 서성거린다.
얼마나 정들었던 삶의 터전이던가?
다듬고 또 다듬었던 삶의 그림자였거늘..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나의 삶의 터!
오갈데 없는 늙은 노모의 훵한 눈빛
밑엔 이름모를 눈물만 고인다.
남의 가벼운 발걸음이 왜이리 새롭던가?
오갈데 없는 나의 신세를 어찌할꼬.
오늘도 한숨지며 지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