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질듯 기운 담벼락,
그 사이를 타고 진홍빛 나팔꽃은
하늘 위에 징검다리를 놓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핏빛 맨드라미는
켜켜히 제 몸 드러날까
몇겹의 붉은 옷으로 에워 감싸안고,
가로수 그늘 위,
솜털마냥 가벼울 잠자리떼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구름위로 붕붕~
"밥 먹었냐?"
"응.."
하루를 묻는 똑 같은 질문...
그리고...무덤덤한 대답들...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이 몰려와
겨드랑이 사이사이 닻을 놓는다.
'히~히~'
'곧 날개라도 돋은걸까? '
파다닥~파다닥~
양팔을 열심히 흔들어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