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고두쇠 홈 (가림토님의 사진)
안개비 내리는 날
최순옥
안개비 내리는 날 단절된 콘크리트 공간의 섬뜩한 정적과 미동 없는 사물들의 모습에 문득, 나의 생사가 궁금해 진다
밥상을 차리고 정체된 침묵을 휘 저으며 매운맛과 짠맛들을 삼키면 포만의 신호가 전달되고 잠시, 혼란했던 나의 생이 확인된다
툭툭, 가구들이 몸 뒤채는 소리 신호탄처럼 날카롭게 들리면 죽었던 사물들의 끊겼던 호흡이 되 살아 나는 오후
안개비 내리는 적막한 날 나는 혼자서 깜빡, 죽었다 되 살아난다
김광석-부치지 못한 편지
* 지난해 써 놓았던 글을 다시 퇴고 하였습니다
안개비 내리던 날 바깥세상과 차단 된 텅빈 아파트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불현듯 나의 생사가 의심스러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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