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들녘에 황금빛 여운이 머문다. 가로수 푸릇한 나뭇가지 여름내 뜨거웠던 태양은 뒤로 두고, 밤새 내린 빗줄기 타는 목마름에 나신으로도 즐거워라. 있는듯 없는듯 언제나 늘 파릇 피어난 새싹처럼 싱그러운 아침 햇살만큼 방가운 손님 또 있으랴. 그대! 저물어가는 오늘 하루! 노곤함이 양 어깨를 짓눌렀다면 지는 노을에 두둥실 띄워 보내보리. 굽은듯 비스틈히 꺽어질듯 아스라히 해는 서산 향해 기울어지고, 밝아올 내일 하루쯤은 오늘보다는 낫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