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41
먼 산
BY 바람꼭지 2004-03-04
말똥구리 세 마리가
몸보다 더 큰 쇠똥을 걸머지고
굴러가고 있는 한낮이다.
하얗게 달아 오른 지렁이만한 길이
말똥구리들의 발치에 얌전하게 엎드려 있다.
꽃무늬 양산이
하늘하늘 움직인다.
.
.
.
.
.
.
.
7년의 여름이 지나갔다.
흙길은 아스팔트로 단장되었다.
아,
먼 산 하나가 아직까지 숨죽이고 길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
그 기다림의 끝에는 연초록 풀잎하나 서성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