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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1

군자란


BY baada 2004-03-04

 

2월이 되자

내내 겨울동안 온기없는 마루 틈서리서

푸른 혀 뱀처럼 긴 혀를

 내두르고 오래오래 

겨울바다로 

하나의 몸짓으로

그렇게만 앉아있던

군자란

미미한 미소

어렴풋 눈길처럼 지나갔는가 했는데

주홍빛 꽃봉오리

신부처럼 화알짝 금시에

아뿔싸 피어났구나

너를 안고

벙그는 이 하루가

실핏줄 여린 꿈을 건드려

온기가 되는구나

막아도막아도 새어나가는 틈서리

여린 해의 빛나는 살

삼월은

우리의 삼월은 휘날리는 태극기의 깃발보다

이렇게 하나의

꽃처럼 꽃처럼 빛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