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되자
내내 겨울동안 온기없는 마루 틈서리서
푸른 혀 뱀처럼 긴 혀를
내두르고 오래오래
겨울바다로
하나의 몸짓으로
그렇게만 앉아있던
군자란
미미한 미소
어렴풋 눈길처럼 지나갔는가 했는데
주홍빛 꽃봉오리
신부처럼 화알짝 금시에
아뿔싸 피어났구나
너를 안고
벙그는 이 하루가
실핏줄 여린 꿈을 건드려
온기가 되는구나
막아도막아도 새어나가는 틈서리
여린 해의 빛나는 살
삼월은
우리의 삼월은 휘날리는 태극기의 깃발보다
이렇게 하나의
꽃처럼 꽃처럼 빛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