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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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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뻑한 사랑


BY 바람꼭지 2004-02-23

양동이 가득 물이 흘러 넘칩니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나의 잘못을 뉘우치는데
아니야, 물을 튼 내가 잘못이지.. 
목소리가 들려 벌떡 일어납니다.

꿈 속에서 깨어나 새벽산의 안개를 헤치며 올라갑니다.

종아리가 뻑뻑하게 아려오도록 꼭대기를 향하여
그대도 나처럼 체중보다 무거운 고뇌의 배낭을 메고
눈쌓인 마음의 절벽을 조심조심 기어오른 적이 있으신가요?
산꼭대기에 올라 온 힘을 다해 야호 한 번
소리치고 쓰러진다면..

뒤에서 호랑이가 쫓아 온다한들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할 것입니다.

마음의 철사줄하나 외가닥으로 꼬며
묶었다 풀기 일년쯤 하다보면 펜치를 잡은
마음의 손아귀에 남은 힘 하나 없어
뻑뻑한 상태이지요.
펄럭이는 종이 한 장 주워 올리지 못한답니다.


마음의 다리는 그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입이 있다한들
뻑뻑한 사이에 대한 한마디의 말도 더 이상 할 수 없다오
뻑뻑한 마음 이대로 사위어가는 수밖에요.

뻑뻑하게 온 누리에 떨어지는 이파리 하나  입에 지긋이 깨물고
더 이상 할 일이 뭔가요.

오로지 빨랫줄에 매달린
무청처럼 비실비실 흔들리며
시들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뻑뻑하게  꺼내지 못하는 얼음으로 만든 말들로 

다 채워진 항아리를

깰 수도 없어 부둥켜 안고

타다남은 재의 형상으로

사위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