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당신을 그리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계셨을 던들
저를 사랑하셨겠습니까.
살아겠셨을 던들
제가 알뜰히 섬겼겠습니까.
그냥 넘겨도 되는 일은
가슴에 옹이가 되고
철천지 한이 되어
지표로 삼아야 했던
그 소중한 상처들은
바람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이 경망함과
아둔함의 근원인
아버지를 생각할 뿐입니다.
당신처럼 가버릴 수 있다면.
한 평생 무엇을 생각하며 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내 눈물의 근원과 같은 것입니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난 그 밭의 콩이고 팥이었습니다.
당신과 꼭 같은 이 자리에서
난 가지 못하고 머뭇거릴 뿐
이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 끊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