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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9

무심히


BY baada 2004-01-25

아직 채 가로수 잎도 다 지지 못했는데

시간은 밀물처럼 차올라서

돌아가지 못한 새들은 혹은 길위에서

그렇게 스러졌다 스러져 갔다

너무도 무심하게 지나치는

이 아침의 영구차가 꽃 한송이 달지 않고

조바심하는 이승과 저승의 문앞에서

망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여기 이 길위에서 우리가 만나

스치듯 지나쳐간 무의미한 의미를 짚으며

시간들을 헹궈서 무명으로 겨울마당 가득 널었다

펄럭펄럭 하얀 혼같은 무명천은 겨울바람에 채 마르지 못하여

꽁꽁 얼어버린 당신의 몸처럼 그렇게 버티더니

결국 들꽃처럼 무참하게 겨울 산에 지고 말았다

시간은 없다 애초에 주어진 시간은

하루해처럼 당신의 목숨처럼 덧 없는 것을

들꽃처럼 그러한 것을

아직 가로수 잎 다 지지 못했다고 해도

그대를 앞에두고 사랑한다고 채 마저 말하지 못하였어도

그저 이 아침의 영구차처럼 그렇게

무심히 지나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