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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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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


BY 개망초꽃 200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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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 소나무 숲
      세월이 많이 흘렀다. 미치도록 사랑했던 날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별도 지나고나니 이해가 된다. 올 핸 비가 많이 내렸다. 비는 그칠 것 같지 않다가도 다음날이면 햇볕이 찻길가에 널려있다.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너 없으면 안될것도 너와 헤어지면 끝날일도 다시 이어진다. 여름이 간다. 가을날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지난 계절과 연결되는 사연. 사랑했던 일도 헤어졌던 일도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미안하단 말대신 지겹다고 힘주어 말 한 건 너를 빨리 잊으라는 뜻인 줄 나도 안다. 시간을 끌 수록 서로에게 아픔만 줄 그러한 만남이기에... 그럴 사연이있기에... 비가 많이 내려도 지겹다는 말을해선 안 된다는 걸 안다. 너도 나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 있었다. 가만히 지켜봐도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는데... 네가 떠나고 내가 가는데... 견딜만큼의 사연을 내려 놓고 가는데... 지겹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랑은 없어졌어도 사랑했던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여름내 내리던 비가 또 내린다. 나도 네가 지겨워 돌아섰지만 비는 한마디 없다. 비는 지겹다는 말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