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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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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지 않은 세월


BY moklyun 2003-08-30

서럽지 않은 세월

 

글/몽련

 

노을의 아름다움을 오늘 볼 수 있음은

되 돌릴 수 없는 하루로 지불한 대가인 것을

세월이 이 만큼 흘러서야 알았습니다

 

풀섶에 흔히 핀 이름 모를 하찮은 꽃이라도

피해 갈 수 없는 고난을 딛고 핀 귀한 꽃임을

세월이 이 만큼 흘러서야 알겠습니다

 

한 모금의 물, 그 흔한 공기, 따뜻한 햇살이

생명의 젖줄임을 마음에 담아 두기까지

세월은 이 만큼 흘렀습니다

 

이제,돌맹이와 개미와  숨어 우는 벌레에게

때 가릴 것도 없이 말 붙이는 아이가 되였으니

보낸 세월이 마냥 서럽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요

 

2003.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