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비 그치고
물기 머금은 골목
채 마를새도 없이
사람이 그리운 할머니가
나와 앉아
녹슨 가위로 발톱을 깎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던
한 때의 젊은 엄마
그 엄마의 예쁘던 발톱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
침침한 눈으로
열심히 가위질을 해 대지만
베어지는 건
언제나 아픈 살점
대신 깎아줄
누구도 골목엔 없는데
연륜만큼이나 두꺼운 발톱
어느날
우리도 갖게 될 녹슨 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