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잔은 사람의 몸둥아리를 살리는 물과 술과 음료와 약재이던지 마시면 죽고마는 독이 들어 있지만 빈잔은 태초의 사람이 살아가도록 영혼을 살리고 키우고 깨우는 고운 공기가 가득히 담겨 있다 미련하다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난 빈잔을 바라본다 바라볼거다 어제나 오늘이나 미래의 내 발자욱 멎기까지 그 귀한 담김을 음미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