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06

아! 떨리는 이 손끝으로


BY 이 청리 2003-07-05






어디에 내 모습 비쳐야

참 모습이 비쳐질까

거울 속을 보고있으면

내가 아닌 내가 거기 서서 있고

내 진짜의 꿈은

먼지에 가려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어

오늘도 몸부림친다

아니 반평생을 이어지지만

나아진 것은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것말고는

점점 내 진짜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다 닳아진 걸까

아니면 완전히 사라진걸까

푸른 열무잎에 비쳐보지만

그 속에도 없다

흰누에나방의 날개에 비쳐봐도

거기에도 없다

바닷물만 먹고 온몸이 빨갛게 물든

그 함초에 비쳐봐도

내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하늘에 비쳐도

하늘은 나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꺼내어 주지 않는다

나더러 찾으라고

이렇게 외롭게 혼자 팽개쳐 놓았을까

아!  떨리는 이 손끝으로


저 별의 옷깃을 부여잡고 가다보면

무슨 길 하나가 나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