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내 모습 비쳐야
참 모습이 비쳐질까
거울 속을 보고있으면
내가 아닌 내가 거기 서서 있고
내 진짜의 꿈은
먼지에 가려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어
오늘도 몸부림친다
아니 반평생을 이어지지만
나아진 것은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것말고는
점점 내 진짜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다 닳아진 걸까
아니면 완전히 사라진걸까
푸른 열무잎에 비쳐보지만
그 속에도 없다
흰누에나방의 날개에 비쳐봐도
거기에도 없다
바닷물만 먹고 온몸이 빨갛게 물든
그 함초에 비쳐봐도
내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하늘에 비쳐도
하늘은 나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꺼내어 주지 않는다
나더러 찾으라고
이렇게 외롭게 혼자 팽개쳐 놓았을까
아! 떨리는 이 손끝으로
저 별의 옷깃을 부여잡고 가다보면
무슨 길 하나가 나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