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욕망을 끌 수 없는 불이기에[3]
저리 절사
이리 올사
눈물 한 고비 넘으면
만날 수 있는가
내 그리워 품어 볼 그님을
크기로 봐도
우리 몸
어디 저 큰 바다를 담겠나
어디 저 큰 하늘을 담겠나
안에서 차오르는
이 바다는 어이 이리 크고
안에서 지펴지는
이 하늘은 어이 이리 높노
잔치는 끝나지 않는
생이기에
또 다른 잔치를 위해서
서둘러야 하는
마음은 이리 바쁘는가
손에 잡히면
이 마음 비틀어서라도
우리가 원하는대로 휘고
휘어지지 않으면
명태 두들겨패듯이 패서라도
휘고 싶이네
벗이여!
휘어지지도
잡히지지도
보이지지도 않는
이 마음 속에서
이 불덩이가 일어서인가
아니라면
이 몸 속에서
타는 불을 끌 수 없어서인가
이 욕망
가위로 자르고 싶네
미용실 그 자위로
싹뚝 싹뚝
잘리어나간 자리에는
이슬빛 아니 돌겠나
벗이여!
몸 속에 감쳐진
본능의 거센 이 불길을
무슨 수로 잡을 수 있나
사는 것은
모두가 반은 미쳐 있고
모두가 그 무엇인가 미쳐 있기에
살아가는 것을
깨어있는 자도
누군가를 향해 분노로 하고
다구치고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몰고 가려고
저리도 외치고
어머니는 그 자식을 위해서
제 목숨을 던지며
제 한몸 뒤돌아보지 않고
또
저 정열의 사람들
지구라도 다 태울 것 같네
뜨겁다 못해
얼름빛처럼 투명해
바라보면
온 살점이 다 베어지는 듯 하네
저들
저들이 한 세상 이끌고 가고
저들이 있는 곳에서
끊임없이 타오르는 불꽃은
무엇을 태우는가
자기 이름을 위해서인가
이웃인가
사랑하는 사람인가
태우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몸이여
돈이라는
일이라는
저 화구에서
오늘도
제 몸 제 마음 제 열정
장작더미처럼 밀어널어
활활 태우네
벗이여!
생이라는 저 화구에서
무엇을 태워야만이 자유를 얻나
여는 남의 흙덩어리 속에서
눈을 뜨고
남은 여의 흙덩어리 속에서
눈을 뜨고
아! 눈부심도 잠시
우리는
그렇게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었는가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사랑
알면 알수록 떠나고 싶은 사랑
어디 그 사람이 있기에
우리를 망설이게 하는가
벗이여!
웅얼거림으로 전하고 싶네
신이 선을 그어 놓은 선들
너무 많아
넘을 수 없는 이 선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네
그 선을 넘어선 사람들은
신의 눈을 속이고
세상의 눈의 눈을 속이고
곁에 있는 사람의 눈을 속이고
그 사람이 자신의 전부같아
아! 벗이여!
제마다의 몸속은
끌 수 없는 이 욕망의 불덩어리
무엇으로 걸러 내나
세월인가
아니면
자기의 내면의 좌절인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마음은
신의 그 세계까지 침범하려고 하네
아니 우리 육신은
때로는 겁도 없이
도발을 감행하네
돌팔매가 날아온다해도
도발을 감행하네
이것은 도전이러고 해야 하나
벗이여!
남과 여는 불인가 물인가
이 불과 물
둘이지만 하나이고
하나이지만
둘로 나뉘어져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 하며
목놓아 부르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은 모든것을 덮으면서도
사랑을 모든 것을 받아드리면서도
사랑은 모든것을 줄 수 있으면서도
사랑은 모든것을 나눌 수 있으면서도
사랑은 모든 것을 위해 희생 할 수 있으면서도
사랑은 모든 것을 꿈 꿀 수 있으면서도
사랑은 모든 슬픔을 빛으로 바꿀 수 있으면서도
사랑은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없는 것을
보게 하는 눈이네
그 눈에 들어 오는 그 한 사람
그님이 그리워 목이 마르네
벗이여!
우리가
운명의 주인이 되어 살지 못하기에
우리가
어느 별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 일지도 모르네
우리가
운명의 주인이 되어
그리워 한다면
그 님은
영원한 내 님인가
현대를 사는 우리가
그 님을 만나지 못하고
헛님을 만나기에
세상은 거꾸로 돌고
그 끝에서 우리는
타는 이 욕망의 불을 끌지 못해
이렇게 아우성치고 있는가
벗이여
여와 남이
찰진 진흙으로 만나야 하는데
우리 어느 사이
꽃을 피워내도
영원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흙으로 남아
살고 있네
세상 속으로
먼지를 풀풀 날리며
우리의 자화상은
욕망이라는 먼지를 뒤집어 쓰고
살고 있으니
누가 말갛게 씻어주나
벗이여!
누가 말갛게 씻어주나
아는 이는
저 고단한 눈물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