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어느 자리에 있든 그대를 기다립니다. 꽃이 펴도 그대를 기다렸고 꽃이 져도 그대를 기다렸습니다. 그대가 떠나던 그 해... 개별꽃이 지고 패랭이꽃이 피고 등나무 꽃이 떨어지면 등받이 의자에 기대여 해가 지도록 앉아 있었습니다. 옛이야기가 되어 그대는 날 잊은지 오래되었지만 단 한번도 그대를 잊은적이 없습니다. 올 해도 꽃은 피었다 시들어갑니다. 기다렸다가 지친 그대가 화단앞에 앉아 있습니다. 아침마다 작은 화단에 물을 줍니다. 잘 커가는 꽃을 보면 그대를 잊다가고 그대를 기다립니다. 보고싶었다는 그 말보다는 잊지 않았다는 그 말이 듣고 싶은겁니다. 꽃을 보면 내 생각이 난다는 그대였기에 오늘도 작은 화단에 핀 꽃을 보며 그대를 생각합니다. 꽃이 피는 시간은 잠시지만 꽃 이름은 식물도감에 영원히 기록되듯이... 그대하고 나하고 머문 사랑은 짧았지만 그대 이름은 추억이란 시집에 영원히 기억될겁니다. 오늘도 몇번씩 화단에 핀 꽃을 보고 서너번도 넘게 그대를 기다렸습니다.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름모를 꽃이 흔하게 피어도 그대는 오지 않습니다. 이건 예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대가 떠나던 그 해처럼 어리석은 눈물은 흘리지 않습니다. 잦은 한숨만 쉬다가 5월을 모두 보냈습니다. 그래 이제 안녕... 기다림의 하루는 언제나 어리석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