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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오시는 날
하늘새 말없이
세상소식 꿀꺽 삼킨 체
은사시나무 숲에 깊이 잠들고,
함박눈 오시는 날
하늘바람 말없이
세상소식 휘이 안은 체
자작나무 숲에 깊이 숨어들고,
함박눈 오시는 날
일별 내색없이
조신한 여인네 춤사위처럼
사각사각 가벼얍게 내려앉네.
함박눈 오시는 날
나그네 걸음에 밤새 밟히워도
제마음 드러내지 않고
다문 입 저홀로 뽀드득 뽀드득.
함박눈 오시는 날
은빛 초승달 아래로
차갑게 흐르는 세상사
저홀로 저홀로 흘러간다.
밥푸는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