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게 서 있을 것 같던 나무
바람 불고 눈비 내리는 밤에도
태양을 기다리며 동구밖을 지키시더니
늘 그렇게 푸를 것 같던 나무
철새 산새 다 키우고 마을을 싸고 돌아
지는해 비낀볕을 사랑한다던 기도
늘 그렇게 내 손을 잡을 것 같던 나무
오늘 팡파레가 울리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커팅 커팅 기공식을 알리는 비둘기 날자
나무는 나무는 뿌리채 뽑혀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있을때 잘해줄걸 물이라도 한번 줄걸
바람부는 날 비오는 날 말이라도 해줄걸
아프셨죠 고달프지요 고생많으셨지요
몰랐어요 그날에는 나무 푸르른 날엔
안개만 잡으러 허둥대던 그날에는
나무가 나무가 정말
떠날줄은 까맣게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