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친구야 !
햇살이 맑아야 하는 가을날에
가슴적시는 비가 내리거든
가을 저수지 뚝방길을 걸어보자
세상에 얼굴을 내민 순간부터
바람을 가슴에 품은
갈대의 소리없는 침묵을 느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느끼자
친구야 !
가슴을 적시는 슬픔이 하염없이 내리거든
가을저수지쪽이 아닌
들판쪽 언덕길에 서로 어깨를 기대어
피어있는 키작은 코스모스를 바라보자
아득한 저수지를 바라지 않고
사람을 향해 웃음짓는 키작은 코스모스의
흔들거림의 의미를 가슴에 담아가자
친구야 !
가을 햇살에 흐린 구름
한줄기 스쳐지나 가거든
지난여름 영혼을 ?어갈뻔한
그 바람 그 빗줄기에 견디어
꽃을 피운 키작은 코스모스의 웃음과
울음소리없이 흐느끼는 갈대에서
우리 삶의 깊이를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