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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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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잊었나요?


BY 바람의 자리 2002-09-08

검정 봉지에 담겨진 콩나물 500원어치
파 한단
두부 한모
찬거리는 얼추 모양새를 갖췄는데
바람따라 걷는 걸음은 무릎이 꺾인다.
뒤축이 낡은 슬리퍼
건축 연대도 가물거리는 아파트
하늘을 가린 나무들만 풍성한데
그 곳의 삶은 옹색하여
걷다가 지치고
돌아 들어가다가 맥이 풀린다.

한 칸의 사랑을 원했었는데
두 칸으로 커져버린 갈망은
그 사랑을 외면해 버리고
재첩국의 부추같은 위로가 되고 싶었는데
몰락해 가는 주정은
애증에 목이 탄다.

코스모스를 좋아 하던 그 소녀는
무궁화 진딧물도 손으로 툭툭 떨쳐 버릴 수 있고
피자주빛의 코스모스는
이제
사치스런 환영으로 남아 있다.

꿈을 잊었나요?
......
꿈을 가진적이 있었나요?
......